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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소설/프랑켄슈타인6

프랑켄슈타인(6) 제2장우리는 함께 성장했다. 우리의 나이 차이는 거의 한 해도 되지 않았다. 말할 것도 없이, 우리는 한 번도 다툼이나 불화 같은 것을 경험한 적이 없었다. 우리 사이에는 언제나 조화가 흘렀고, 서로 다른 성격이었음에도 오히려 그 차이가 우리를 더욱 가까이 묶어주었다. 엘리자베스는 보다 조용하고 침착한 성향이었지만, 내 안에는 보다 열정적이고 깊이 파고드는 탐구욕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녀는 시인들의 공상적 세계에 매료되었고, 우리가 살던 스위스의 장엄하고 경이로운 자연 속에서 무한한 기쁨을 느꼈다. 거대한 산맥의 웅장함, 계절의 변화, 폭풍우의 거센 기운과 잔잔한 고요, 겨울의 침묵과 알프스 여름의 생명력 넘치는 소란스러움 속에서 그녀는 무한한 경이를 발견하고 감탄했다. 반면 나는 그녀가 감상하는 자연.. 2025. 1. 31.
프랑켄슈타인(5) 제1장나는 태어나기를 제네바 사람으로, 우리 가문은 그 공화국에서 가장 명망 있는 가문 중 하나였다. 내 조상들은 오랜 세월 동안 의회의 고문과 행정관의 직위를 맡아왔으며, 내 아버지도 여러 공직을 맡아 명예와 존경을 받았다. 그는 정직성과 불굴의 노력으로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았으며, 젊은 시절을 나라의 일에 헌신하며 보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결혼을 늦추었고, 인생이 기울 무렵에야 남편이자 아버지가 되었다.그의 결혼 이야기는 그의 성품을 잘 보여주기에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그의 절친한 친구 중 한 명은 번창하던 상인이었으나, 불운이 겹쳐 가산을 모두 잃고 말았다. 보포르라는 이름의 이 남자는 자존심이 강하고 굽히기를 모르는 성격이었기에, 과거의 명성과 부를 누리던 같은 도시에서 가난과 무명의 삶을.. 2025. 1. 31.
프랑켄슈타인(4) 편지 4잉글랜드의 사빌 부인께.8월 5일, 17—년사랑하는 마가렛,너무나 기묘한 사건이 벌어졌기에, 이 편지를 쓰지 않을 수 없소.아마 이 글이 그대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내가 직접 그대를 다시 만날 수도 있겠으나,나는 이 신비로운 일을 기록해 두고 싶은 충동을 억누를 수 없소.지난 월요일(7월 31일),우리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들에 거의 완전히 둘러싸여 있었소.배는 얼음 속에서 꼼짝도 하지 못했고,더욱이 매우 짙은 안개가 우리를 감싸고 있었기에, 상황은 그야말로 절망적이었소.우리 앞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얼음 벌판이 펼쳐졌고,선원들 중 몇 명은 두려움에 신음을 내뱉었소.나조차도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소.그러나 바로 그때, 믿기 힘든 광경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았소.우리는 개들이 끄는 썰매 한 대가.. 2025. 1. 31.
프랑켄슈타인(3) 편지 3잉글랜드의 사빌 부인께.7월 7일, 17—년사랑하는 누이여,나는 서둘러 몇 줄 적어 보내오. 나는 무사하며, 여정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소.이 편지는 아르한겔스크에서 영국으로 귀항하는 한 상선을 통해 전해질 것이오.아아, 나는 그 배를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소.그 배는 곧 영국에 도착하여, 익숙한 풍경과 사람들 속으로 돌아가겠지요.하지만 나는… 아마도 수년 동안 조국을 다시 보지 못할지도 모르오.그러나 걱정하지 마시오.나는 기운이 넘치며, 사기가 충만하오.나의 선원들은 용맹하며, 굳은 결의로 뭉쳐 있소.떠다니는 거대한 얼음덩이들이 우리가 나아가려는 길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경고하는 듯하지만,그 누구도 두려움에 흔들리지 않소.우리는 이미 아주 높은 위도까지 도달하였소.비록 이곳의 여름이 영국만큼 따뜻.. 2025. 1. 31.
프랑켄슈타인(2) 편지 2잉글랜드의 사빌 부인께.아르한겔스크, 3월 28일, 17--년얼음과 눈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시간이 얼마나 더디게 흐르는지 모른다오. 그러나 나는 또 한 걸음, 내 위대한 여정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소. 나는 드디어 배를 구하였고, 함께할 선원들을 모으는 일에 몰두하고 있소. 다행히도, 지금까지 고용한 이들은 믿음직한 자들이며, 두려움을 모르는 용기를 지닌 사내들이오.그러나, 마가렛, 나는 단 하나의 결핍을 절실히 느끼고 있소. 지금껏 내 삶에서 한 번도 채워지지 않은 이 결핍이, 이제는 내게 너무나 뼈아픈 고통이 되어버렸소.나는 친구가 없소.승리의 기쁨에 찬 순간에도, 그 기쁨을 나눌 이가 없고, 좌절과 절망 속에 빠질 때에도, 나를 일으켜 줄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넬 자가 없소. 물론, .. 2025. 1. 31.
프랑켄슈타인(1) 편지 1잉글랜드의 사빌 부인께.상트페테르부르크, 12월 11일, 17--년그대가 한껏 불길한 예감을 품고 있던 나의 여정이 아무런 재앙 없이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할 것이라 확신하오. 나는 어제 이곳에 도착하였으며, 나의 첫 번째 임무는 사랑하는 누이에게 나의 안녕을 전하고, 이 위대한 여정의 성공에 대한 나의 신념이 날로 깊어지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오.나는 이미 런던보다 훨씬 북쪽으로 올라와 있소. 이곳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거리 위를 거닐 때면, 차갑고도 거센 북풍이 뺨을 스쳐 지나가는데, 그것은 마치 나의 신경을 단련시키고 기쁨으로 가슴을 가득 채우는 듯하오. 그대도 이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겠소? 이 바람은 내가 나아가는 북극의 황량한 대지를 지나왔을 것이니, 마치 그곳이 내게 보내는 전령과도 .. 2025. 1. 31.